2017. 10. 22. 03:01

" 더 기다려 보시라!"

  1. 국회앞 1인시위는 정오부터 1시15분까지 한다. 점심시간을 넘어 15분 더하는 것은 국회에 천천히 들어가는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다. 나도 여유를 갖고 이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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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8일 국회 앞에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장남수 회장과 배은심 어르신을 뵈웠다. 국회 회의를 다녀오는 길이셨다. 유가협은 1998∼1999년 422일 동안 국회 앞 천막 농성해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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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은심 어르신은 “10년 넘었는데 아직도 하느냐. 어떻게 해결은 되느냐?” 물으셨다. “법이 개정되고 시행령도 제정되었는데, 시행을 6년 유예한 내년 1월 1일 시행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어르신은 “(그러냐.) 조금 더 기다려보시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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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수(76) 어르신은 1996년 경원대에서 분신 사망한 장현주 학생 아버님이시다. 배은심(78) 어르신은 1987년 연세대 정문에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학생 어머님이시다. 이한열 학생과 함께 활동하던 우상호 학생이 더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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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분은 자녀를 잃은지 20년, 30년 넘게 활동하신다. 자녀를 잃은 슬픔, 빼앗긴 분노를 인간 사랑으로 승화하셔 우리 주변을 돌보신다. 전태일 열사 어머님 이소선 여사, 박종철 학생 아버님 박정기 어르신이 그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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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87년 6월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나고 30년 지났다. 한세대를 지나는 사이 정치 체제에서 민주화를 이루었고, 사회운동도 복권했다. 이제 민주, 진보 정치와 사회운동이 인간을 위해 한 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