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26. 22:26

부동산 재산 순으로 일류대학 가는 나라/손낙구










부동산 재산 순으로 일류대학 가는 나라
[오늘, 대학을 말한다-11] "강남구는 3년 동안 총 634명을 서울대에 입학시켜"







2009년 07월 25일 (토) 02:25:43 [조회수 : 403] 손낙구 .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복하는 고등교육법 개정 촉구 국회앞 텐트농성 689일째!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  http://sti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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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공간-비정규직교수의 교원지위 회복을 요구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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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광수

“서울대 합격은 아파트 가격 순이다. 8억대 아파트에 살면 서울대에 28명이 합격하고, 7억대 아파트에 살면 22명, 5억대 아파트에 살면 12명이 합격한다. 4억은 9명, 3억은 8명이 합격한다.”
숫자놀음 같은 ‘아파트값과 서울대 합격률 사이의 상관관계’는 필자가 2004∼06학년도 ‘서울 시내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생 1,000명당 서울대 합격자 수’와 2007년 1월 1일 국토해양부 공시가격 기준 ‘서울시 구별 공동주택 평균 가격’ 통계를 비교해 얻은 결론이다.

아파트값과 서울대 합격률의 관계

동네별 평균 공동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서울을 1억대부터 7억 이상의 여섯 개 권역으로 나눈 다음 권역별 1,000명당 서울대 합격자 수를 내보았다.

먼저 아파트 등 집값이 7억 이상인 강남구‧서초구에서는 고3 졸업생 1,000명당 평균 25명을 서울대에 합격시켰다. 집값이 평균 8억8,000만 원인 강남구는 3년 동안 총 634명을 서울대에 입학시켜 졸업생 1,000명당 28명이 합격하는 가장 높은 진학률을 보였다. 집 1채당 평균 가격이 7억7,000만 원인 서초구는 312명을 합격시켜 1,000명당 22명꼴로 뒤를 이었다. 집값이 나란히 5억6,000~5억7,000만 원인 송파‧용산구의 1,000명당 서울대 합격자 수도 나란히 12.1명과 12.5명으로 평균 12명이었다.

평균 집값이 5억이 넘는 강남‧서초‧용산‧송파구에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는 모두 45개로 서울시 전체(202개)의 22% 수준인데, 모든 학교가 100%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며 3년간 서울시 전체 합격자(2,909명)의 44%에 해당하는 1,267명을 입학시켰다.

반면 집값이 1억3,000~1억9,000만 원에 머무른 은평‧강북‧중랑 등 7개 구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은 고3 졸업생 1,000명당 평균 6명에 머물렀다. 또 집값이 2억1,000~2억9,000만 원 사이인 관악‧종로‧강서 등 8개 구도 1,000명당 평균 7명에 그쳤다.

평균 집값이 3억이 채 안 되는 이들 15개 구에 있는 일반 고교는 113개로 서울시 전체의 56% 수준이지만, 3년간 서울대 합격자 수는 1,051명으로 서울시 전체 합격자의 36%에 머물렀다.

물론 예외도 있다. 집값이 3억대인 동작‧성동‧광진구의 1,000명당 합격자는 평균 8명이지만, 평균 집값이 3억3,000만 원인 성동구는 평균 3명으로 낮다. 4억대인 강동‧양천‧영등포구의 평균 합격자는 9명인데 영등포구는 4명에 그치고 있다. 반대로 평균 집값 1억대인 노원구와 서대문구는 9명으로 평균 합격자 수 6명보다 많다. 2억대인 강서구도 11명으로 평균 7명보다 합격자 수가 많다.

그러나 이들 5개 구를 제외한 20개 구는 ‘아파트값이 비싼 부자 동네에 살수록 서울대에 많이 합격한다’는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재산 격차 → 수입 격차 → 사교육비 격차 → 학력 격차

아파트값 격차로 상징되는 부동산 격차가 서울대 합격자 수로 상징되는 교육 격차 또는 학력 격차로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한 달 동안 들어오는 수입의 격차가 크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수입의 격차는 직장 생활이나 장사, 사업 등으로 얻는 소득의 격차도 있지만, 아파트값이 올라서 얻게 되는 자본이득의 격차가 오히려 더 크게 나타난다.

통계를 보면 서울대 합격자 수가 28명으로 가장 많은 강남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07만 원으로 서울대 합격자 수가 적은 은평구 등 7개 구 236만 원의 1.3배 수준이다. 그런데 한 달 평균 아파트값이 올라서 얻는 자본이득은 강남구가 667만 원으로 하위 7개 구 105만 원의 6.4배에 달한다.

소득과 아파트값 상승으로 얻는 자본이득을 합친 한 달 평균 수입을 보면 강남구는 974만 원, 서초구는 959만 원, 용산‧송파구는 679만 원이다. 수입의 격차만큼 서울대 합격자 수도 28명, 22명, 12명으로 차이가 났다.

한 달 수입이 341만 원으로 가장 적은 은평구 등 7개 구는 6명, 439만 원인 관악구 등 8개 구는 7명을 각각 서울대에 입학시켰다. 481만 원인 광진‧성동‧동작구는 8명을, 568만 원인 영등포‧양천‧강동구는 9명을 각각 합격시켰다.

한 달 수입을 1년 단위로 계산하면 연간 소득과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수입이 1억이 넘는 강남‧서초구는 서울대에 20명 이상을 합격시켰고, 8,000만 원대(용산‧송파)는 12명, 6,000만 원대(영등포 등)는 9명을 합격시킨 셈이다. 또 연 수입 5,772만 원인 광진 등 3개 구와 5,268만 원인 관악 등 8개 구는 각각 8명과 7명을 합격시켰고, 가장 낮은 4,000만 원대인 은평 등 7개 구는 가장 적은 6명을 합격시킨 셈이다.

사교육비 많이 쓸수록 수능점수 높아

그러나 아파트값과 서울대 합격률 사이에 더 직접적인 다리 노릇을 하는 것은 사교육비 격차다.

부동산 재산이 많고 수입도 많은 부잣집 자식과, 재산도 없고 수입도 적은 가난한 집 자식이 있다고 하자. 둘 다 머리도 좋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부잣집 자식은 가난한 집 자식에 비해 1년간 사교육비를 2배 들여 좋은 과외공부를 시켰다고 하자. “과외비 쓰는 만큼 성적이 올라가나?” 불행하게도 통계는 “그렇다”고 답하고 있다.

김경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월소득 300만 원 미만의 부모를 둔 자식은 한 달 평균 20만 원의 사교육비를 쓰고 수능점수 291점을 받았고, 소득 300~500만 원은 사교육비 42만 원을 쓰고 306점을, 소득 500만 원 이상은 64만 원을 써서 317점을 받았다.

이런 사실은 지역별 사교육비와 수능 점수의 연관 관계에서도 그대로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 전체 학생들은 1년간 평균 592만 원의 사교육비를 쓰고 수능점수를 평균 301점 얻었으며, 서울시 전체 고3 졸업생 가운데 1,000명 중 8명꼴(일반고 기준)로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런데 강남‧서초구의 경우, 2004년 한 해 동안 쓴 사교육비가 1인당 평균 952만 원이었고, 그해 이 지역 대입 수험생들이 얻은 수능 점수는 평균 314.7로 졸업생 1,000명 가운데 25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반면 영등포구와 강북구의 사교육비는 493만 원으로 강남‧서초구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으며, 수능 점수도 35점이 낮은 평균 279점이었고, 서울대 합격자 수도 1,000명당 5명 수준에 그쳤다.

시도별로 부동산값과 서울대 연‧고대 합격 현황을 살펴보면 부동산 격차가 학력 격차로 이어지는 일은 서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서울이 부동산과 교육문제를 두고 남북 격차가 뚜렷하다면 대전 지역은 동서 격차가 깊어지고 있다. 강남권 고등학교보다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에 더 많은 합격자를 내는 특목고 역시 전체 입학생 중 강남‧서초‧송파구 중학교 출신이 21.2%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전체 서울대 입학생 중 강남이나 특목고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서울대가 국회에 제출한 지난 8년간의 입학생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입학생 중 강남‧서초‧송파구 소재 고교와 특목고(자립형 사립고등학교 포함)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21.7%에서 2007년 31.5%로 오히려 늘고 있다(최순영 2007). 강남권 소재 고교 출신 비중은 2000년 11.4%에서 2007년 14.5%로 늘었는데, 경영대 23.1%, 법대 19.4%, 음대 17.9% 순으로 인기학과에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또 특목고 출신 비중은 12%에서 8년 만에 20%로 늘었다.

상아탑, 우골탑에서 아파트탑으로

우골탑(牛骨塔)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소 팔아 자식 대학 보낸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가난한 집 자식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면 ‘개천에서 용 났다’고 했고, 마을 어귀에 ‘경축 ○○○ 서울대 합격’ 펼침막이 걸리곤 했다.

그러나 이제 다 옛말이 됐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은 나지 않는다. 소 값은 떨어지고 대학 등록금은 1년에 1,000만 원을 훌쩍 넘어 소 팔아서 대학 등록금을 댈 수도 없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제 대학은 특히 상위권 대학은 가난한 사람이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부잣집 자식이면 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가난한 집 자식이면 다 그렇지 못한 건 아닐 것이다. 어려운 조건을 이기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예전에 비해 극히 예외에 속하는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은 더 그렇다.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재산이 많은 집안 자식이 높은 소득과 그보다 더 높은 부동산 자본이득을 배경으로 엄청난 사교육비와 공교육비를 들여서 ‘투자한 만큼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는’ 새로운 법칙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상아탑이 ‘우골탑’을 거쳐 ‘아파트탑’이 된 셈이다.

손낙구 (<부동산 계급사회> 저자) 
사진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러시아인도통상학부 교수, 인도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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