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8. 23:57

일에서 꿈의 심화와 이탈

대학강사 국회앞 농성 3501일째.
국회앞 대학강사 농성 텐트에 어느 청년이 찾아왔다. 나와 김동애 투본장은 먼저 취업을 축하했다. 그는 직장 생활을 정의 양심에 따라 하려는데 어렵다. 옆에서 돈을 가지고 밀고 들어오는데 좌절감을 느낀다. 이런 일 때문에 공황장애를 겪어 자살한 청년들이 여럿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은 현재의 직업을 그만두고 로스쿨을 갈까 한다. 변호사가 되어 사회정의를 바로 잡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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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청년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나는 이 청년과 이렇게 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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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구두와 관련된 직업에는 세 가지 있다. 첫째 구두를 만드는 직업이다. 가죽일, 기계일, 디자이너, 영업 등이다. 둘째 구두를 표현하는 직업이다. 작가 기자 화가 등이 있다. 셋째 구두의 관계를 조절하는 직업이다. 변호사 판사 정치가 등이다. 구두가 자동차이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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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첫째 구두에 관한 일을 하며 둘째, 셋째로 나가는 경우와 첫째와 같은 본원적인 일을 하지 않고 피해서 둘째나 셋째 직업으로 가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전자라면 처음의 소신을 실현할 기회가 있다. 그러나 셋째 직업으로 갈 경우 첫째의 꿈은 이룰 수 없다. 정 견디기 어려우면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차선의 일을 하며 전문가가 되어 원래의 일로 복귀할 기회를 보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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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다고 하는데 실상 그렇지도 않다. 상당히 길다. 직업의 주기를 15년으로 본다면 적어도 서너 번의 주기를 가질 정도로 길다. 대학을 나와 남자의 경우 30에 직장을 잡아 45정이 된 뒤에도 두어번 직업을 갖게 된다. 이 청년은 140살까지 살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긴 직업생활을 하려면 호흡이 길어야 한다. 앞에서 말한 둘째 셋째 단계의 일을 할 기회 마련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 첫 번째의 직업을, 꿈을 충실히 한다는 전제가 있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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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말할 때 단순한 일은 인공지능이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을 인간이 한다. 일을 가진 사람은 유업자이다. 일을 갖지 않는 사람은 실업자라기보다 무업자이다. 무업자는 사회의 높은 생산력을 바탕으로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청년을 초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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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말로 기본소득을 받으며 다시 준비해 원래의 하고 싶은 일로 복귀할 기회가 있는 세상이 온다.

이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인공지능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길게 보면 기술혁신 역사의 한 과정이다. 인공지능을 너무 자극적으로 표현한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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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권 때 인터넷 열풍이 불었다. 인터넷을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처럼 말했다. 생산과 관련된 일을 경시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플랫폼에 종사하며 생산과 생산을 연결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기본은 생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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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청년이 처음부터 구두가 아닌 표현하는 직업, 사회관계를 조절하는 직업을 선택 했다면 나는 그것을 자신의 첫째 직업으로 삼고 거기서 다시 둘째, 셋째로 나갈 기회를 찾아보자고 말했을 것이다.